공지사항
방글라데시 밀알 아가페 10주년을 맞이하며…
이혜진 선교사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방글라데시 땅에 아가페라는 작은 밀알이 하나 심겨졌습니다. 그 밀알이 처음에는 다른
이들이 보기에 너무 작아서 싹을 틔울 수 있을까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아가페 호스텔은 현지 집을 빌려 3명의 아이들로 시작했고 학교가 생기고, 널서리가 생기고, 이제는 성인
그룹홈으로 한 발을 더 내딛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5살, 7살이었던 아이들이 이제는 15살, 17살의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늘 닦아줘야 하고 입혀줘야
했던 애기들이 이젠 스스로 걸레로 테이블도 닦고, 자기 의자를 접어 옮기는 것 정도는 모두가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도울 줄도 알고 심부름을 서로 하려하고, 멋까지 부리는 모습을 보면 다 컸구나… 하는 뿌듯함과 더불어
더이상 애기가 아니라는 섭섭함이 함께 합니다.
눈도 맞추려 하지 않고 테이블 밑에 들어가 혼자 놀기만 하던 녀석들이 이젠 자기를 보라며 손을 끌어 당기고,
노래를 하라고 하고, 춤을 추라고 하고, 밖에서 들어오면 먼저 손을 닦고 오라고 손짓으로 이야기 합니다. 이렇게
예쁘고 훌륭한 아이들로 자란 녀석들이 너무 대견합니다.
그 때 심었던 그 밀알이 아니었던들 이 아이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39명의 아이들이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놀기도 하며, 글씨를 배우는데 5년이 넘게 걸리긴 했지만
책을 뛰엄뛰엄 읽고, 노래하며, 율동하며 어울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이 어찌 이리 자라게 하셨는지… 우리는
그냥 심은 줄만 알았는데… 심은 것도 사실은 주님이 시키신 것이었으니 전부 주님이 하신 일이 맞습니다.
이번에 성인 그룹 홈을 새로 시작하면서 아가페 스쿨 아이들이 곧 성인 그룹홈으로 올라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 지금이 적당한 때로 주님이 준비하시고 시작하게 하신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있다
시작해도 될 줄 알았는데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이미 주님이 앞서 가셔서 장막칠 곳을 찾아 놓으셨고 우리는
그저 그곳에 장막을 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세상 어딘가에 심겨질 또 다른 작은 밀알도 이미 주님이 장막칠 곳을 알아놓으셨을 터이니 이런 저런
모양을 기대하지 않아도 이 밀알들은 그저 예쁘게 주님 뜻대로 싹을 틔우고 잎을 내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저
우리는 주님이 심으라는 곳에 심기만 하면 자라게 하시는 이는 주님이심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귀한 사역을 보게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또한 오늘까지 기도를 쉬지 않으시며 후원하시는 동역자 여러분들과도 주님이 하셨음을 기뻐하는 찬양을 함께
불러 봅니다. 고맙습니다. 주님이 하셨습니다.